태국에서/태국 곳곳

[후아힌 여행] 오랜만에 커피 한모금에 설레는 커피를 발견했다.

36.55 2022. 4. 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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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

후아힌에서 여행을 끝내고 방콕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틀간이었는데 짐도 많고 챙길 것도 많다는 게 스스로도 의아하다 ㅋ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 잠시 대기하고 있으니 나는 늦지 않았고, 나보다 짐이 더 많은 사람들이 수두룩한걸 보니 약간 위안이(?) 된다. 체크아웃 시간에 너무 엄격하지 않음에 약간의 고마움을 느끼며 호텔을 나섰다.

 

그리고 중요한 임무는 방콕으로 가는길과 함께할 맛있는 커피 한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러 버거집을 찾으러 후아힌 시내쪽으로 향했다. 조금은 한산한 길의 풍경이 코로나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조금은 어색했다. 평소라면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을 텐데 말이다. 

 

근처에서 간단하게 버거를 시켜놓고 추천이 많았던 카페로 향했다.

 

SRNA 

어떻게 읽어야 할지부터가 망설여지는 알파벳의 조화다.

위에 조그마하게 태국어로 발음이 표기되어있다. "싸라나"로 읽는가 보다. 

 

 

위치, 카페는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길을 찾아가면서도 여기가 맞나 할때쯤 간판이 눈에 띈다. 길게 뻗은 주택들 사이에 한 집을 개조한 카페다. 크고 멋지고 예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카페와는 대조되는 분위기인데 왠지 커피를 잘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미 카페로 입장하는 문은 커피콩을 담는 포대기를 멋스럽게 붙여놓았다. 항상 이런 사소한 것들의 활용이 놀랍다.

 

후아힌 카페
주택을 개조한 카페 SRNA

 

누구를 위한 카페인가

사실 조금 의아했다. 메뉴를 보려고 고개를 앞으로 내미니 캐쉬어 뒤쪽으로 카페 내부가 보인다. 카페 내부라기 보다는 커피를 주문받고 제조하는 공간이다. 보통은 손님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반면에 여기는 직원이 우선이다. 나와 같은 손님들은 무더운 날씨에 차례를 기다려 커피를 주문하고 또 한참을 기다려 커피를 받는데, 안쪽은 시원하고 공간도 넓어 보인다. 불만스럽기보다는 멋지다. 

 

우리가 주문을 하니 뒤쪽에 멋지게 자리잡은 바리스타들이 음료를 만들기 시작한다. 

왼쪽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오른쪽에서 받는 시스템

 

메뉴

신기한 메뉴들이 많았다. 이 카페의 시그니처 커피는 이렇게 그림으로도 되어있어서 고르기가 편리하다. 이외에도 기본 메뉴부터 다양한 음료 메뉴들이 있어 한참을 정독했다. 직원의 추천도 받아 더티 커피, 맛차라떼, 토피넛라떼, 캐러멜 마끼아또를 시켰다.

 

우리가 한참을 주문하는 동안 우리뒤에 줄이 꽤 길어져 있었다. 더운 날씨지만 다들 개의치 않고 여유 있게 기다려 주었다. 일상이라면 습관적으로 커피숍을 들러 매일 마시던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나올 텐데, 새로운 커피숍에 왔더니 주문하는 것조차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SRNA 추천 음료메뉴
SRNA  추천 메뉴

 

그리고 한켠에 진열되어 있는 디저트 메뉴들도 있었다. 우리의 햄버거가 지금 제조되고 있는 중이라 크게 눈길은 주지 못했다 ㅋ

머핀, 도너츠, 스콘 종류가 있었다.

디저트 메뉴

 

 

주문을 끝내니 진동벨을 건네준다. 갑자기 많아진 손님들을 빠져나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진동벨이 울린다. 비슷한 모양의 아이스커피는 이렇게 손으로 직접 메뉴 이름을 적어줬다. 우리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재빠르게 차로 내가 주문한 토피넛라떼를 마셨더니 적당한 단맛에 진한 커피맛까지 딱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맛이다.  더티 커피도 한 모금 마셔봤는데, 살짝 얼린 우유를 넣어 우유맛이 왠지 더 진하게 느껴지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더티 커피였다. 맛차 러버들이 시켜본 맛차 라떼도 엄지척이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아주 맛있는 커피 한잔으로 분위기가 들뜬다. 커피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들이 오고 가고 이런저런 대화들로 이어지면서 방콕으로 향하는 길이 아쉽지만은 않았다.

 

이렇게 2박 3일의 짧은 방콕 근교로의 여행은 끝이 났다. 방콕으로 돌아오는 길의 평일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교통체증도 있었지만 무사히 집으로 도착해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번엔 많이 계획하지 않았는데 좋았던 곳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만나는 사람마다 호텔과 카페를 추천해주고 있다. 2022년 3월의 후아힌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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