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방콕 만다린 오리엔탈을 좋아하는 이유,
방콕에서 좋아하는 호텔 중 하나인 만다린 오리엔탈을 오랜만에 찾았다.
방콕 만다린 오리엔탈하면 다른 호텔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베테랑 호텔리어들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호텔 내에 위치한 훌륭한 식당들도 한몫하고 있어 많은 신상 호텔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방콕커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호텔이기도 하다.
식당 중에서는 방콕을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꼭 찾는 애프터눈 스폿인 Authors' Lounge가 유명하다. 하얀 배경이라 사진도 잘 나오는 이곳은 명성에 걸맞게 맛도 좋다. 그리고 한때 최고의 프렌치 레스토랑이었으나 최근 쉐프가 바뀐 이후로 음식이 태국식으로 바뀌었고 맛도 짜다는 평판을 받으며 명성에 큰 데미지를 받고 있는 Le Normandieeh 있다. 또 재즈바로 유명한 곳 중 하나인 Bamboo Bar도 애정 한다. (일요일은 휴무) 이외에도 중식당, 이탈리안 레스토랑, 씨푸드 레스토랑, 태국 식당, 뷔페식당 등 많은 옵션이 있고 일층 라운지 카페조차도 시즌마다 변화를 주는 내부 장식으로 인해 갈 때마다 다른 분위기가 난다.
내가 방문한 사월의 세번째주 일요일을 기준으로 내가 방문하고자 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중식당은 임시 휴업이었다.
사실 내가 만다린 오리엔탈에서 좋아하던 식당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땐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시도해본 식당이었는데 맛이 훌륭했다. 요즘 식당들이 맛도 맛이지만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음식을 내놓는 반면에 여기는 정말 너무 밋밋한 플레이팅에 실망을 했었는데 맛을 보면 용서가 되는 그런 식당이었다. 지금은 이곳은 임시휴업이라고 되어있었으나 그 자리에는 씨푸드 레스토랑이 생겼다. 아마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내가 좋아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없어진 듯했다.
아쉬웠지만 이날은 새롭게 The Verandah라는 레스토랑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송크란이 끝난 후의 로비,
만다린 오리엔탈에서 좋아하는 스팟중 하나인 로비는 시즌마다 새로운 장식을 선보인다. 이날은 태국의 큰 명절인 송크란이 지난 시기라서 인지 로비 중앙에 태국에서 많이 보이는 꽃을 기다랗게 엮어 장식하고 그 아래 연꽃을 띄웠다. 오후 다섯 시가 넘어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해 때문인지 더 한가로운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코로나로 인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는 있었지만 외국인들이 많아진걸 보니 왠지 반갑다.
+ 식사가 끝난후 로비에서는 작은 클래식 공연이 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첼로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주했다.
짜오프라야 강변에 자리잡은 '더 베란다',
오늘의 식당은 로비를 지나, 애정 하는 밤부바를 지나면 나타난다. 식당은 짜오프라야 강변을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다섯 시가 조금 지난 애매한 시간이라 밖은 해가 너무 뜨거웠고 4월의 방콕은 정말이지 덥다. 그래서 오늘도 실내에 자리 잡았다. 짜오프라야 강변은 보이지 않는 자린데 그래서인지 인기 없는 좌석이라 프라이빗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무엇을 시켰나,
메뉴는 크게 태국식과 서양식(?)이다. 서버의 말로는 4월20일부터 메뉴를 변경하면서,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로컬 식재료를 적극 활용해 음식을 제공한다고 한다. 사실 메뉴만 봐서는 딱히 끌리는 메뉴는 없어서 좀 다양하게 여러 가지로 시켜봤다.
메뉴를 시키고나니 태국과 서양의 조화를 상징하듯(?) 식전 빵과 태국식 스낵과 매콤한 칠리 페이스트가 같이 나왔다. 식전 빵과 버터는 역시 맛있었고 식욕을 살리는 칠리 페이스트도 맛있었다.
그리고 식사와함께 와인도 주문했다. 와인 리스트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고 음료 메뉴에 품종별로 4-5가지의 레드와인 중 피노누아로 골랐다.
그리고 쉐어용 애피타이저로 시켜본 메제 플레이트는 팔라펠, 후무스, 가지 샐러드 등등의 다양한 요리들도 조금씩 맛볼 수 있고 신선하고 부담이 없어 애피타이져로 딱 좋았다.
해산물 파스타는 실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있어 맛은 좋은데 사실 우리가 기대한건 이게 아닌데라며 약간 실망했었다.
그리고 와규버거와 비건 버거를 시켜봤다. 외국인 투숙객의 비율이 높다 보니 메뉴에 비건 메뉴들이 꽤 있었다. 와규 버거는 내가 먹진 않았는데 맛있다고 했고 내가 주문한 비건 버거도 나쁘지 않았다. 콩고기나 칙피를 주로 쓰던데 여기서는 대체육 패티를 썼고 아보카도와 소스가 정말 맛있었던 샐러드, 감자튀김과 같이 나왔다. 근데 버거 번의 밀도가 높아서 정말 포만감이 장난 아닌 메뉴고 전체적으로 메뉴의 포션이 좀 커서 감안하고 시키지 않으면 많이 남기게 된다. 그리고 버거 자체에는 간이 많이 안 돼있고 소스가 따로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애피타이져인가 가장 늦게나온 깔라말리는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 튀김옷을 버리고(?) 먹으면 맛있었다.
밤,
식사를 끝내고 나니 식당에 어둠이 깔렸다. 식사를 하느라고 못 보던 풍경이 나가려니 보였고 외부 좌석은 많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강변의 좌석들은 전부 예약이 되어있었다. 해가 진 방콕은 낮과는 다르게 조금은 선선했고 바로 앞에 위치한 아이컨시암도 보이고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크루즈들이 눈요기가 되어주는 듯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만다린 오리엔탈은 여전히 좋았고 방콕도 여전히 예뻤다. 다만 내가 좋아하던 히든 스팟이 없어진 게 조금은 아쉬웠고 밤부바가 하필이면 내가 방문한 일요일에 휴업이라는 것도 아쉬웠다. 최근 들어서도 신상 호텔들이 많이들 생겨나고 있지만 클래식함이 주는 매력은 여전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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