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기꾼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뉴욕의 상류층을 속였다고 하여 구미가 당기는 시리즈가 나왔다고 했다. 화려한 뉴욕의 상류층의 '반짝반짝한 화려함'을 기대하고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이 나자 뭔가 우리의, 나의 치부를 건드린 것 같이 멍한 느낌이었고 과연 안나는 그냥 많이 과했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희대의 사기꾼의 이야기라고만 하기엔 이 시리즈에 대한 설명이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봤을때 유죄 판결을 받은 사기꾼이니 범죄자가 맞는데 뭔가 내가 실패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캐릭터에 대한 사견,
1. 주인공 애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실체의 반영 or 이상향의 실체라고 생각됐다. 우리들은 흔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들 큰 꿈을 꾸라고 말하고 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진건 없어도 기죽지 말고, 항상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야 하고 당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의 나와 우리들은, 실체보다는 더 멋진 나로 포장하고, 과시하기도 하며, 허풍을 떠들어 대기도 한다. 나의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을 공유하고, 새로 산 가방과 옷을 자랑하고, 조금은 과장이 섞인 대화로 환심을 사려고 노력한다.
다만, 그저 애나처럼 대범하지는 못했다. 사기를 칠만큼 배짱이 두둑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들과 닮아있다. 그래서 사기꾼에게 동정인지 뭔지 모를 애정이 몽글몽글 생겨난 것일지도... (단, 법을 어긴 건 맞다)
2. 주인공 친구 레이첼
착한 속물들에 대한 속 시원한 한방 보통 작은 바운더리의 관계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위 '착한 사람'에 관대하다.
아이러니하다.
레이첼은, 한방 먹고 법정에서 패하긴 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호위 호식한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호소하면서.
눈엣가싯처럼 나를 휘젓는 착한 사람들은 동정으로 잘 커가고 있는 아이러니.
3. 기자 비비안, 우리에게 기대되는 삶에 대한 자세
아무리 꿈에 미친 사기꾼이 기고 날고, 착한 애들이 등쳐먹어도 '포기' 보다는 끈기를 갖고 살다보면 실패도 하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다시 재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친근하고 흔해 보이지만 절대 흔하지 않은 캐릭터다.
휘둘리지 말고 중립을 지키면서 살되, 마음이 가는 건 열정적으로 헌신을 다하자. 하지만, 우리는 가끔 감정에 휩싸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아무 강요 없이 마음이 쓰여 무모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게 나쁜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거라고 다독여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4. 변호사 토드
찌질이의 반항 과 멋진 한방. 우리가 어떠한 이유든 무시해서는 안되는 이유. 언젠가 발끈해서 한방 하더라.
5. 갈팡질팡한 잔상
-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있는 전래동화는 단순했다.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말라는 교훈이 끝이었다.
- 지금 내가 서있는 이 시대는 더이상 선과 악이 아니고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가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얼마나 더 일어날까? 그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더 다양하고 더 '이상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면 무뎌질까?
-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판단력은 그때그때 고쳐 써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난 하나의 시각에서 바둥거리며 판단력을 잃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만에 잔상 남는 드라마에 대한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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