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중

#4 발리의 아침은 커피, 커피의 로망이 담긴 곳

반응형

인도네시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커피다. 커피숍도 굉장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맛있는 커피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이 많고, 또 혹자는 커피 맛의 강국중 하나인 호주의 영향으로 커피 맛 또한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할까.

 

오늘은 발리에서의 사일째, 아침 루틴중 하나인 좋은 커피숍 찾기에 나섰다. 

 

어제까지는 그저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맛의 커피였다. 오늘은 미리 검색을 해둔 커피숍 중에서도 Seniman Coffee를 찾았다. 토요일 오전 11시의 커피숍은 거의 만석이었다. 커피숍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빈을 사려는 사람들 아침식사를 하려는 사람들 업무를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뭔가 잘 찾아온 것 같으면서도 너무 복잡한 건 아닐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Coffee + Bar + 빵 + 식사 + 샵 = 커피와 관련된건 대부분, 뭐든 가능

커피숍인 줄 알고 찾았는데 바를 중심으로 한 오픈에어 커피숍, 그 앞으로는 테라스 자리, 오른쪽으로는 에어컨룸도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바가 있다. 그리고 커피를 가르치는 공간이 있도 있고 도로를 건너면 커피와 관련된 각종 빈, 그릇, 커피 관련도구를 판매하는 샵까지 있다. 실로 큰 규모에 놀랐고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헤맸다. 나는 바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사람도 많은데 자리도 많고 나름 회전율이 다른 커피숍에 비해서는 빠른듯했다. 

 

사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아주 민감하고 까다로운 편은 아니라 베이커리류가 먹음직스러워서 선택했던 게 가장 큰데. 입구에 진열된 큼지막한 베이커리류가 눈에 띄고 크루아상만 먹어봤지만 꽤나 괜찮았다.

 

미처 알지 못했지만 커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메뉴도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마티니부터 뭐뭐라고 단골손님이 줄줄이 설명을 해주더라. 커피애호가라면 정말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Seniman Coffee, Ubud

 

 

단골로부터 스페셜 커피에 대해 눈을 뜨다

우연찮게도 바 자리에 앉게 됐고, 내 옆자리엔 멋쟁이 인도네시아 커피애호가가 앉았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됐고 운 좋게도 스페셜티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각자 생김새가 다른만큼 커피취향도 달라 자기가 베스트는 아니지만 자신의 이러 한류의 커피를 좋아한다며 맛보라고 해주면서 자신은 커피를 어떻게 즐기는지도 알려주었다.

 

스페셜티 커피는 주로 푸어오버로 즐기는 게 가장 좋고, 커피의 아로마까지 즐기기엔 투부룩(tubruk) 아무 도구 없이 커피가루를 넣고 저어서 커피가루가 가라앉으면 마시는 방식을 즐긴다고 한다. 내가 즐기던 커피의 맛보다는 커피빈 고유의 독특한 향과 맛이 조금은 어색하면서도 캐릭터가 확실해서 나쁘진 않았다.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빈을 추천받고 추출방식을 선택하면 된다고 하며(pour over 추출이 전반적으로 가장 좋다고 하더라) 어려우면 직원의 도움을 받으란다. 우붓을 뜨기 전에 시도해 봐야겠다.

참고로 이곳의 스페셜티커피는 검은색팩키징으로 4가지가 있고 내가 맛본건 Define Void 빈과 Karana 원두를 블렌드 해서 pour over로 추출한 메뉴로 산미에 복합적인 아로마까지 쉽지 않은 맛이었다. ^^;; 하지만 한국에서 커피 한잔 값이면 여기서는 독특하고 캐릭터 있는 이곳만의 특성이 잘 드러난 스페셜티 커피를 시도해 볼 수 있으니 좋은 경험이 된다.

알고나니 어렵지않은 커피의세계

 

내가 맛본 스페셜티 커피

 

관광객 메뉴는 맛있다.

주로 나와 같이 그냥 커피가 맛있다고 해서 들어와 본 관광객들이나 고르기 귀찮은 사람들은 나처럼 라테를 시키면 평타이상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적당한 온도의 고소한 커피에 라테아트까지 완벽하고 큼지막한 빵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바에 앉아있으면 보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해 대는 커피제조과정을 볼 수 있으니 내가 즐긴 방법도 크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커피와 빵은 옳다.

 

 

 

내가 만났던 단골은 원두를 1.5kg 구매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여기는 관광객 가격과 로컬 가격이 같다고 한다. 가격을 다르게 측정하기도 하는구나에 놀랐지만 단골이 인정해 주는 fair price를 책정하는 곳이라니 왠지 믿음이 가고 발리에서 여러 가지 커피맛을 맛보고 맛있는 곳에서 원두를 기념으로 사는 걸 목표로 잡아봤다. 갑자기.

반응형